해비타트 집짓기 봉사를 꼭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주말에 뭐할까 생각하다가 해비타트 집짓기 봉사활동을 신청하게 되었다.
3월 말까지 토요일 봉사 자리는 다 차있었는데, 우연히 이번 주 토요일 자리가 나게 돼서 잽싸게 신청하였다. 아마 누가 마지막에 취소한 것 같았다.
Volunteer Schedule: 8:30AM - 8:45 AM Volunteer Check-In 8:45AM - 9:15 AM Site Orientation, Safety Overview, & Work Assignment **Arrivals after 9AM will be turned away for safety purposes 9:15AM - 12:00 PM CONSTRUCTION! 12:00PM - 12:45 PM Lunch (please remember to bring your own bagged lunch) 12:45PM - 3:30 PM MORE CONSTRUCTION! 3:30PM - 4:00 PM Clean Up |
아침 8시 반에 집합하여 오후 4시까지 하는 힘든 스케줄이다. 근데 신청할 때는 음~ 뭐 이 정도 별로 안 힘들겠지 하고 신청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진짜 힘들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우선 아침 8시 반쯤 도착하니 이렇게 앞에 체크인 하는 곳이 있었다. 저 모자 쓴 여자분이 이런저런 코로나 관련 체크를 하고, 안전 안경과 장갑을 주었다.
그리고 안에 들어가면 안전모를 받고 잠시 다른 사람들이 올 때까지 대기한다.
나는 좀 일찍 도착한 편이라 처음에는 몇 명없었는데 최종적으로 17명의 봉사자나 왔다. 토요일 아침에 이렇게 시간을 내서 오다니 정말 대단했다. 한 4명 정도만 빼고는 다들 처음 온다고 하였다. 저기 앞에 보이는 파란 옷 입은 아저씨는 아들 두 명이랑 같이 왔는데 몇 번 와봤다고 했다. 뭔가 아들들이랑 주말에 이런 일 하면 부자간의 유대감도 생기고 대화도 나누고 진짜 좋을 것 같다.
본격적으로 리더가 와서 어떤 어떤 업무가 있는지 설명해주고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자원을 받는다. 나랑 다른 여자분은 망치질을 하기로 했는데 힘들어 죽는줄 ^^ 평생 해본 망치질보다 더 많은 망치질을 하였고 내가 망치질을 이렇게 못하는 사람이었구나 라고 깨달았다 ^^
위에 사진에 보이는 팀 리더가 우리가 해야할 망치질을 설명해 주셨는데, 저 망치 옆에 놓인 기계가 정말 life saver 였다. 전동 망치 드릴 같은 건데 진짜 망치 집어던지고 저 기계만 쓰고 싶었다. 근데 저 기계는 저 리더 개인 소유라서 저분이 쓰셔야 될 때는 우리는 그냥 망치로 졸라 두들겼다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왜 사진에 다 내 손가락이...
여튼 이게 집 내부인데 내가 "이게 팀버프레임이야?"라고 유일하게 아는 용어를 써가며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이건 팀버프레임은 아니라며 미리 주문 제작해서 저렇게 프레임 된 채로 배달 오는 형식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배달 온 집 내부에 인술레이션 같은 작업을 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여하튼 망치질을 열라게 했더니 우리 둘 다 주어진 업무를 빨리 끝마칠 수 있었다. 그래서 더 할 일 없냐고 하니까 우리에게 새로운 업무를 주었는데 인술레이션 패널을 사이즈에 맞게 잘라서 저 위에 사진 속의 보이지 않는 아저씨에게 전달해 주는 것이었다. 아저씨가 위에서 어떻게 잘라야 하는지 설명하는데 진짜 난 못 알아들었지만 다행히 같이 일한 여자애가 잘 알아들어서 맞게 자를 수 있었다.
이번에 느낀건 내가 인치로 된 자를 읽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 바보가 된 기분..
"음 오른쪽에서부터 3인치 5/8 만큼 가서 수평으로 선을 긋고.." 하는데 아니 일단 쓰리 쿼터라고 하면 대충 오 3/4 그건 내가 찾을 수 있지 라고 대충 감으로 때려잡았는데 5/8에서 멘붕이 왔고 ㅋㅋㅋㅋㅋㅋ결국 같이 일하는 여자애가 다 알려줬다. 여하튼 내가 인치 자를 못 읽는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제 알면 됐지 뭐
이렇게 4시까지 진짜 개빡세게 일하고 나오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음.. 일 년 뒤에나 다시 하자"라고 말했다 ㅋㅋㅋㅋ 아 그리고 같이 일했던 여자분이 나랑 비슷한 동네 살아서 집까지 태워다 줬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차키 찾는 도중 주머니에서 우리가 열심히 망치질했던 힌지가 떨어져서 진짜 둘 다 빵 터졌다 ㅋㅋㅋㅋㅋㅋ
이름마저 잊지못할 A34 부품..ㅋㅋㅋㅋ
결론은, 재미있었으나 3월 20일에 신청한 것은 갈지 말지 생각해봐야겠다. 일단 다음날 삭신이 좀 쑤셨고, 그것보다도 먼지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 코딱지가 많이 생겼으며 목이 너무너무 칼칼하였다. 근데 재밌었다. 4월 즈음되면 페인팅 칠한다고 하는데 아마 그때즘 다시 갈 것 같다. >_< 이상, 해비타트 봉사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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