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움의 즐거움/책 그리고 리뷰

수영장의 바닥 - 독서리뷰

반응형

수영장의 바닥 - 번역본과 원서

이 책은 영어 공부를 할 겸 원서로 읽었는데 내용이 그렇게 어렵지 않아서 며칠 만에 끝낼 수 있었다.
여담이지만 책 표지는 한글 번역본이 훨씬 예쁜 것 같다. 

 

왜 제목이 수영장의 바닥인가

처음 책의 제목을 들었을 때는 도저히 책의 내용을 예상할 수 없었다. 소설같기도 하고 호러물 같기도 한 이 제목에는 사실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저자가 어렸을 때 있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서두를 여는데, 수영장의 바닥은 여기서 처음 나오게 된다.

저자는 어린시절 친구들과 수영장에서 자주 놀았다. 수영장에서 그들만의 게임도 만들어서 하곤 했는데, 바로 누가 가장 돌고래처럼 상체를 물밖로 높이 내밀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팔다리를 이용하는 이 게임에서 애런이라는 또래보다 덩치 큰 소년이 항상 모두를 이겼고, 다른 아이들은 에런이 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어떻게 하면 애런을 이길 수 있을지 고민하였지만 그 누구도 그를 이길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케빈이라는 아이가 자신의 차례가 되었을 때, 물밖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수영장 바닥으로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모두가 어리둥절하던 그때, 케빈은 바닥을 박차고 올라와 물밖로 가장 높이 솟았다. 애런의 기록을 깬 것이다.

애런은 이를 반칙이라고 하였지만 바닥을 차고 올라오면 안된다는 룰은 없었다. 그 이후 이 룰이 생겨나면서 애런이 다시 승자가 되었지만 이날의 기억은 저자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무엇이 가능한지에 대한 믿음을 바꿈으로서, 케빈은 게임 자체를 바꾼 것이다.

Be careful about what you think you know. Because you can't always believe everything you think.

 

물의 표면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

대부분의 사람들은 케빈처럼 수영장의 바닥을 보려 하기보다는 물의 표면에서 지내고자 한다. 바닥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많은 생각이 필요로 하지만 사람들은 생각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많은 전문가들의 조언과 경험을 바탕으로 물의 표면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둘 수 있기에 그곳에 머무르는 건 어떻게 보면 이치에 맞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물의 깊은 곳에 조금만 더 들어가면 최고의 결과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이 알지 못한다. 또한 대부분의 물의 표면에 있는 사람들이 물의 바닥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시끄럽기 때문에 우리는 이에 현혹되기 쉽다.

어떤 문제에 대한 맞는 답을 찾게 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 깊이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그 맞는 답을 이용하여 예상된 결과를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문제에 대한 답을 찾은 사람이 더 인정받는 사람일수록 사람들은 그 답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찾으려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은 아니다

최선을 다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 방법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뜻은 아니다. 저자가 최선을 다해서 물 위로 높이 뜨려고 했지만 애런을 이길 수 없었다. 하지만 케빈은 최선을 다하는 것을 넘어서 최고의 방법을 생각해냈고 애런을 이길 수 있었다. 

최선을 다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성취를 넘어선 방법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때가 있다. 특히 자신이 그 분야의 최고일때는 더 그러하다. 우리 대부분은 최선을 다한다고 판단되지만 실제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것에 의해 우리의 노력에 대한 결과가 제한된다.

1. 가장 성공한 사람들이 달성한 최고의 결과
2. 전통적으로 그 방법이 어떻게 행해졌는지에 대한 이해
3. 위의 두 가지 사항을 바탕으로 우리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이해

즉 이러한 세가지 것에 의해 우리의 능력은 제한되고 멀리 내다보지 못하게 된다. 기존의 방법에 얽매여 어떻게 하면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 최고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지만 그 방법이 최고의 방법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소금과 토마토

소금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사람들은 소금이 있는지도 모르고 맛을 본 적도 없기 때문에 소금이 없는 것에 대해 불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소금이 그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면, 그 이후 사람들은 소금 없이 살 수 없게 될 것이다. 음식에 감칠맛을 더해주고 생선을 더 오래 저장할 수도 있다. 소금이 없는 세상도 괜찮다. 그러나 소금이 있는 세상은 놀랍다.

토마토는 예전에는 독성 식물로 여겨져 사람들은 먹지 않았다. 토마토를 먹고 죽은 강아지를 보면서 사람들은 토마토는 독성이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진실은 토마토의 줄기와 초록잎에만 독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로버트 깁슨이라는 사람은 이 진실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하여 사람들 앞에서 직접 토마토 열매를 먹었다.

소금이 있는 세상이 괜찮다는 건 사실(true)이지만 소금이 있는 세상이 더 좋다는 것은 진실(the truth)이다. 토마토가 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토마토 열매는 독성이 없다는 것은 진실이다. 

사실 ≠ 진실

사실과 진실을 구분하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수영장의 바닥에서 생각하는 방법을 모른다면 모든 것, 즉 인식되지 않는 잠재된 최고의 것을 놓친 것과 같다.

 

명백하게 더 나은 가치

다른 사람을 위한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굉장히 유용하고 중요한 것을 그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은 돈보다 더 중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나의 경제적 능력과 직결된다.

이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써야되는지 알게 된다. 그냥 흥청망청 써버릴 수도 있고 현명하게 쓸 수도 있다. 즉 내가 어떠한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결정이다.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결정한다.

하지만 이러한 가치는 명백해야 한다. 저자는 절반 정도의 사람들이 선택을 할 때 그냥 동전 던지기 같은 선택을 한다고 한다. 이들은 굳이 더 나은 가치를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는 발견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 나은 가치에서 나아가 명백하게 더 나은 가치를 창출해야 그들이 당신을 선택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표면에서 경쟁한다. 누구나 생각해 낼 수 있는 고객만족과 같은 가치를 경쟁력이라 생각하여 이를 내세우고 그 이상은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생각하기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당신의 경쟁자 역시도 같은 생각과 방법으로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명백하게 더 나은 가치는 경쟁자와 비교 하였을 때 눈에 띄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중요한 건 답이 아니라 질문이다

인생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려고 보다는 눈앞의 급급한 문제만 해결하고 넘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그저 물 위에 떠있기 급급해서 그 이상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깊이 생각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답이 아니라 질문이다. 훌륭한 질문을 통해 자신의 무의식과 의식으로 탐색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삶을 변화시키는 답을 얻을 수 있다. 답의 질은 질문의 질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우리가 보고 듣고 읽는 것이 우리의 운명을 결정한다

많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좋은 선택을 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좋은 선택이라는 것이 정말로 있는걸까?

좋은 선택을 하라고 말하는 것은 동전을 던져 계속 앞면만 나오도록 하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동전을 던지면서 앞면만 나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 어른들은 반드시 인생에서 옳은 선택만 내린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좋은 선택을 내리라고 말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인생에서의 결정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진실은 더 깊은 곳에 있다. 바로 당신의 생각이다. 당신의 운명을 결정하는 선택, 그 선택을 근본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생각이다. 즉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의 생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생각을 선택할 수 있다. 우리의 생각은 우리가 보고, 듣고, 읽는 것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보고 듣고 읽는 것을 결정할 수 있으므로 즉 우리의 생각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즉 우리는 우리의 생각을 결정하는데 신중해야 한다.

보고 듣고 읽는 것 -> 생각 -> 선택 -> 미래 

 

모든 것은 당신에게 달려있다

당신은 지금 당신이 생각하는 대로 살고 있는가? 자신이 원하는 인생이 있을 때 그 인생에 다가가기 위해 그에 걸맞은 행동하고 있는가? 이런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대부분' 일 것이다. 저자의 경우 처음에는 '전혀 아니다'로 시작하였지만 '거의 그렇다'로 바뀌어나갔다고 한다.

수많은 자기 계발서가 있지만 이러한 자기계발서는 마치 망치와 같다. 망치만 있다고 해서 집을 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망치를 사용하여 내가 직접 집을 지어나가야 한다. 자기계발서 역시 다른 곳에서 얻을 수 없는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지만 그것을 읽었다고 해서 내 인생이 180도 바뀔 수는 없다. 모든 것은 나에게 달려있다. 모든 것은 나에게 달려있다는 것은 굉장히 희망적이다. 만약 내 운명이 나의 배우자나 부모에게 달려있다면 내가 컨트롤할 수도 없기에 매우 절망적일 것이다. 

나의 인생에서 발생하는 많은 상황들에 대해서는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반면, 내가 그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컨트롤할 수 있다. 나쁜 생각이 나쁜 결과로 이어지고 좋은 생각은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이해하고 믿는다면 인생에 있어서 좋은 생각을 선택함으로써 좋은 선택을 해나갈 수 있다.

 

읽고 나서

이 책은 자기 계발서와 자서전 그 중간쯤에 있는 책 같다. 기존의 자기 계발서처럼 무엇을 해야 되는지 나열한 방식이 아니라 그냥 저자의 생각이 흘러가는 대로 서술되어 있고 심지어 서문이 챕터 5 다음에 있는 등 독특한 구성으로 되어있다. 

다른 자기 계발서와는 다르게 이 책은 읽고 나서 많은 여운과 생각의 여지를 남겨두었다. 사실이 아닌 진실을 본다는 것은 무엇일까? 지금까지의 나는 사실과 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생각과 진실을 보는 눈을 키워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인생에 있어서 여러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서평을 처음 본 순간 바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진실을 보는 눈을 키우는 방법 중 하나는 진실이라고 여겨지는 것을 의심하고 그 너머의 진실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나도 '생각하기 싫어하는' 사람 중 한 명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진실을 찾아나가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