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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살아남기/2019 - 일본에서 개발자로 살아남기

(11) 후쿠오카 개발자 일기 - 샌프란에서 쓰는 일기(&앞으로의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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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엔 무슨 일로?

10월에서 11월까지 3주 동안 남자 친구를 보러 샌프란에 머물게 되었다. 

첫 주는 원격근무를 하고, 나머지 2주 동안은 휴가를 냈다. 일본은 사용하지 않은 유급휴가에 대해 돈으로 주지 않기 때문에 회사를 관두기 전 밀렸던 유급휴가를 다 쓰기로 마음먹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예전과 별로 달라진 점은 없었다. 일본에 살다와서 그런지 길거리에서 나는 찌린내가 더 불쾌하게 느껴졌고 일본에서 단정한 길거리의 사람들의 복장을 보다가 여기 사람들의 자유로운 복장에 적응하는데 좀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홈리스는 아직도 나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ㅠㅠ 안타깝다..

 

며칠 동안 한일들

날씨 좋은날 트윈픽스에서

이 날은 날이 화창하여 같이 트윈픽스에 올랐다. 주로 근처에 있는 버널 하이츠에 가지만 이날은 좀 더 멀리 있는 트윈픽스까지 갔다. 뷰가 정말 아름다웠다. 올라가는 데는 정말 힘들었지만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했다.

 

저녁에는 남자 친구가 아직 조커를 안봐서 같이 보러갔다. 이 영화관은 alamo drafthouse 라는 곳인데 좌석에서 영화 상영도중에도 음식을 시켜먹을 수 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곳이다. 치킨 윙, 샌드위치, 맥주, 와인 등 다양한 음식을 시켜먹을 수 있고 맛도 좋다. 좌석간 간격도 넓어서 옆사람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Alamo Drafthouse

 

요즘 영화 기생충이 정말 인기가 많은걸 실감했다. 내가 화장실 간 사이에 남자친구가 어떤 미국인 두 명이서 기생충 포스터를 가리키며, 내가 정말 보고 싶은 영화야!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한다.

Bong Joon Hops  맥주 ㅋㅋ

심지어 영화 기생충 메뉴판도 따로 만들어졌다. ㅋㅋㅋ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영화가 이렇게 해외에서도 각광받으니 괜스레 뿌듯하였다. 남자 친구는 조커보다 기생충이 더 재미있었다고 한다.

oculus quest!!!

아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오큘러스 퀘스트를 샀다!!! 회사 보스가 갖고 온 적이 있어서 한번 해봤는데 너무 좋아서 꼭 사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휴가에 같이 가지고 놀 겸 장만하였다. 가격은 대략 $400 정도였는데 가격보다 더 가치가 있는 제품인 것 같다.

내가 가장 즐겨하는 게임은 Super hot이라는 게임이다. 

저렇게 다가오는 빨간색 인간을 죽이는 것이 목표인데, 다른 게임이랑 달리 특이한 점은, 슬로모션으로 진행되며 내가 움직일 때만 상대방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다가오는 적들을 죽일 것인가 생각하면서 움직일 수 있고, 또 매트릭스처럼 날아오는 총알을 피하는 것도 가능하다.

진짜 재미있다. 강추!! 

꼭 VR 헤드셋을 사지 않더라도 동네 VR 게임장에 가서 이 게임이 있는지 물어보거나, 아니면 게임만 직접 구매한 뒤 플레이할 수 있다. 나랑 남자친구는 예전에 한국에 있을 때는 동네 VR게임장에 가서 많이 했었다.

 

VR 게임에 이어, 샌프란에 새로 생긴 VR GYM에 가보기로 하였다.

BLACK BOX VR

Blackbox VR이라는 곳인데, VR 게임과 운동을 합쳐놓은 곳이다. 게임의 중독성을 이용하여 지겨운 운동을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Gym의 목표라고 한다.

30일 Free Trial이 있다고 하길리 이걸로 signup을 한 뒤 Civit Center Station 근처에 있는 이곳으로 향했다.

 

Gym 내부는 진짜 깨끗했으며 직원들은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내부에 샤워시설까지 모두 갖추고 수건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프로틴 파우더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제대로 찍은 사진이 이거밖에..

14개의 방이 있는데 각 방마다 위와 같은 기계가 하나씩 놓여 있으며, 헤드셋을 쓰고 손목에 센서 기계를 차면 게임(운동)이 시작된다.

스쿼트나 로잉, 데드리프트 등을 통해 상대방의 적군을 총으로 쏘면서 상대측의 다이아를 얻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처음에는 별로 재미없어 보였는데 하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열정적인 스쿼트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였다 ㅋㅋㅋ

 

나는 상체는 좀 약하기 때문에 주로 스쿼트로 싸웠는데 다음날 햄스트링이 당겨서 좀 힘들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의 근무일지

아.. 그러고 보니 샌프란에서 놀고 있는 일기만 쓰고 일에 대한 내용은 없네..

사실 요즘 회사가 많이 힘들어져서 제대로 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 우리 회사는 일본의 큰 회사와 협업해서 하는데, 그 쪽 측의 승인을 받아야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데 그게 잘 되고 있지 않아서 개발자들이 할 일을 잃은 상태이다.

심지어 CTO에게 나 뭐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지금 자기네들도 뭘 해야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한다.. 에휴.. 좀 답답한 상황이라서 안타깝다. 일단 버그 리포트 올라오는 데로 답변해주거나 고치고 있는 것 외에는 크게 할 일이 없는 상황이다.

 

남은 2주 동안의 계획

다음 2주는 휴가를 내었기 때문에 일 걱정 없이 신나게 놀 수 있다. 일단 우리는 라스베이거스나 그랜드 캐년을 보러 서쪽으로 로드트립을 1주일간 가기로 결정하였다. 아직 계획이나 이런 건 하나도 없다 ㅋㅋ 우리는 원래 계획 없이 여행 다니는 스타일이므로..

그리고 남은 한주는 아마 샌프란 친구들을 만나게 될 것 같다. 예전에 부트캠프를 다닐 때 만났던 친구들과 아직도 연락하고 지내고 있으며 샌프란에 올 때마다 종종 만나는 좋은 친구들이다. 

 

앞으로의 인생 계획

원래 내년에는 네덜란드에 가서 남자 친구와 같이 사려고 했었다. 나는 워홀 비자를 받아놓은 상태이고, 남자 친구는 어차피 원격근무이므로 그냥 따라와서 3개월 관광비자로 있다가 돌아가는 식으로 왔다 갔다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사실 얼마 전, 밴쿠버에 있는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타이밍이 좀 잘 맞았던 것 같다. 안 그래도 회사를 관둘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딱 연락이 오다니..

그래서 1주일간 ceo, cto와 영상통화를 하고 기본적인 인터뷰 및 코딩 테스트까지 진행하였고, 심지어 연봉협상까지 하였다.(정말 빠르게 진행되었다)

예상치 못한 전개지만, 아마 네덜란드가 아니라 밴쿠버에 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 샌프란이랑도 가깝고 하니 좋은 기회일 듯싶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결과가 좀 더 확정되면 이에 대해 따로 글을 쓸 생각이다.

이상 샌프란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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