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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살아남기/2019 - 일본에서 개발자로 살아남기

(10) 후쿠오카 개발자 일기 - 일본 결혼식에 참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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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일본인 직장동료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일본은 축의금이 기본 30만 원부터 시작하기에ㅠㅠ 부담이 되었지만.. 결혼식에 도착해보니 이미 몇몇 직장 동료들은 와 있었다.

우리나라랑 비슷하게 호텔 웨딩홀에서 진행되었는데 우선 도착해서 떨리는 손으로 30만원을 내고 이름을 적는다.

특이했던 점은, 양측 모두 기독교가 전혀 아닌데도 불구하고 식은 기독교 식으로 진행된다. 

조금 있으면 신랑과 신부가 입장한다

동료한테 물어보니 일본인들은 종종 종교랑 상관없이 이런 식으로 호텔에 있는 교회에서 진행한다고 하는데, 심지어 목사까지 와서 찬송가 같은 것도 부르고 마지막에 아멘도 한다. ㅋㅋㅋㅋㅋ

호텔 교회에서 식당으로 이동한뒤 팀원들과 사진도 찍었다

여차저차 같이 노래를 부른뒤 ㅋㅋㅋㅋㅋ(사실 그냥 히라가나 열심히 읽은 수준 ㅠㅠㅋ) 호텔에 있는 식당으로 이동하였다.

웨딩 스타일은 한국의 전형적인 웨딩과 비슷했으며, 솔직히 너무 형식적인 부분이 많았다. 또 특이했던 점은, 메인 축하 스피치를 양측의 회사 보스가 한다는 점이다...

이 사람이 얼마나 일을 잘하며 성실하며 똑똑하며...

내가 너무 냉소적인 것 일수도 있지만 솔직히 이건 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본인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메인 스피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일본에서는 직장에서의 성실함 이런 게 중요시되고 뭔가 그런 것 같았다. 

 

결론

나는 결혼식을 원래 별로 안 좋아한다. 그래서 며칠 전에 있었던 친척 결혼식도 안 갔다. 내가 가봤던 결혼식은 모두 너무 형식적이었고, 누구를 위한 결혼식인지 알 수 없었다.

 

내가 결혼식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

나는 결혼식을 많이 가보진 않았다. 평생 3번쯤 가본 것 같다. 23살 이후부터는 계속 외국에서 살았기 때문에 친구나 친지 결혼식에 초대를 받았더라도 참석하러 갈 수 없는 상황이 많았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bricoler.tistory.com

둘 다 기독교가 아닌데 기독교 결혼식을 하는 것도 이해할 수가 없었고, 메인 스피치는 왜 자신을 가장 잘 아는 불알친구가 아닌 사장이 자신의 성실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인지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도대체 왜 드레스는 바꿔 입고 나와야 하는 것이며, 참석한 사람들과 즐기는 파티가 아닌, 무대 위에 앉아서 기자회견 하는 것처럼 해야 하는지도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내 결혼식 조차 하고 싶지 않지만 부모님들 때문에 해야 한다면, 직계 가족들과 정말 친한 친구 몇 명만 초대해서 할 것이다. 하객을 50명 이상 넘기고 싶지 않다. 솔직히 양가 부모님, 친구들 해서 30명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영국인 직장동료가 한 말이 있다.

결혼식은 돈이 덜 들수록 더 좋은 결혼식이야.

정말 동감한다. 물론 맛있는 음식이 나는 결혼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음식에는 돈을 좀 쓰겠지만, 이번 결혼식을 통해서 뭘 하지 말아야 되는지에 대해 배운 것 같다. 30만 원.. 그냥 수업료라고 생각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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