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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살아남기/2019 - 일본에서 개발자로 살아남기

(12) 후쿠오카 개발자 일기 - 마지막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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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있어라 후쿠오카의 노을아

 

11월 29일을 마지막으로 나는 후쿠오카를 떠났다. 11개월 전 후쿠오카에 처음 도착했던 게 정말 며칠 전 같은데 세월은 참 빠르다.

떠나기 전 마지막에 정말 해야할일이 너무 많아서 정신없이 바쁘게 보냈다.

 

1. 전출신고(후생연금을 환급받기 위한 필수 단계!!)

2. 집 계약 해지한다고 관리회사에게 말하기

3. 전기/수도/가스 해지

4. 집 가구 모두 치우고 빈집으로 만들기(전구까지 빼기)

5. 일본 출국 시에는 출국심사대에서 나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라고 말하며 재류카드 건네기(펀치로 구멍 뚫어서 돌려준다.)

6. 핸드폰 해지하기

7. 집 검사오는 거 예약하기

 

등등....

침대는 퀸 사이즈 침대였는데, 후유모에 무료 나눔 한다고 글을 올렸더니 한국분들이 직접 오셔서 픽업해가지고 가셨다. 심지어 엄청난 양의 빵도 주고 가셔서 침대가 빠진 휑한 집에서 맛있게 먹었다.

침대만 빠졌는데도 집이 벌써 휑해 보였다. 

아침마다 조깅하러 자주 갔던 오호리 공원.. 그리울꼬야...

 

일본은 보통 집을 렌트하여 들어갈 때 가구가 없는 경우가 많다. 나는 운이 좋게도 가구가 있는 집을 얻게 되었다. 그래서 기본적인 모든 식기뿐만 아니라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티브이 등 없는 게 없었다. 그래서 큰돈을 쓰지 않고 잘 살다 나왔다.

하지만 떠날 땐 이 가구를 모두 없애야 했다. 전자제품도 오래되었기 때문에 리사이클 회사에 전화해서 픽업해가면 아마 돈을 더 줘야 되는 상황이 될 수 있었기도 하고, 또 후유모에 올려서 판다고 해도 일일이 팔기가 귀찮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가구를 가져간다는 사람에게 나눔을 하기로 하였다.

글을 올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건물에 사시는 분이 침대를 제외한 모든 가구 및 잡화를 가져가신다고 하셨다. 나야 그분이 가져가셔서 좋았고, 그분은 따로 구매하지 않아도 돼서 서로 윈윈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모든 것을 넘겨주고 그리고 그분과 밥도 함께 먹었다 :)

 

안에 회사사람들이 롤링페이퍼처럼 글을 써줬다..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가끔은 회사 동료가 미울 때도 있었지만 사실 마지막 인사를 할 때에는 너무 슬펐다. 마지막 날에는 회사에 놓고 온 것이 있어서(연금 카드!!! 중요한 연금 카드를 놓고 옴) 저녁 9시에 들렀는데 그때까지 CEO가 집에 가지 않고 일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1시간 정도 얘기를 나눴는데, 이렇게 떠날 때가 되니 참.. 미워했던 감정도 눈 녹듯이 사라지면서 인생이란 이런 게 아닐까 라는 센티한 감정까지 들었다..ㅋㅋ 참 일할 때에는 당시에는 화도 나고 좋지 않은 상황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돌이켜보면 별거 아닌 거에 열낸것이며, 그들도 그냥 나처럼 한 인간으로 그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사실 이제 직장동료들을 못 본다는 것이 조금 슬프기도 하였다. 마지막에는 정말 ㅠㅠ 눈물이 나올 뻔했다. 시원섭섭이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번외로,

내가 후쿠오카에 정착하면서 떠날 때까지 정말 많이 도움을 받은 분이 있다.

JPMYHOMES의 현지님!! <3

https://076806.tistory.com/

 

JPMYHOMES부동산

안녕하세요. 오사카에서 부동산을 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중국,한국을 위주로 방을 소개 해드리고 있습니다. 2년 연속 관서지역 임대업계에서 1위를 유지 하고 있으며,무엇보다 고객님의 만족도를 중요시 하고 있습니다. 상담문의 등 언제든 연락 주세요.^^ ☎+81-90-1591-1284 ✉ka.076806@gmail.com Kakao ID:jpmyhomes

076806.tistory.com

처음에 집을 찾을 때에는 회사에서 소개해준 일본 부동산업자를 통해 집을 찾아다녔는데, 별로 맘에 드는 집도 가격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이 곳을 통해 현재 살고 있는 곳을 구하게 되었고, 일본어가 부족한 나를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ㅠㅠ

처음 집을 보내주실 때부터 마지막 계약금과 클리닝 비를 낼 때까지 정말 도움을 많이 주셨던 현지님.. 혹시라도 이 글을 보신다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후쿠오카에 살고 일하면서 정말 좋은 추억들이 많았다. 남자 친구도 6개월 정도 놀러 와 있었는데 내가 떠날 때 더 아쉬워하였다..ㅠㅠ 

하지만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 이제는 또 다른 인생의 장으로 나아가야 할 때이기에..

 

이렇게 후쿠오카에서 개발자로 살아남기 시리즈는 막을 내린다.

후쿠오카야, 나중에 다시 돌아올게! 정말로..

해질녘의 오호리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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