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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살아남기/2020 - 네덜란드에서 살아남기

(11) 네덜란드에서 살아남기 - Fab Academy 일곱번째 수업, 그리고 찾아온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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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권에서 주로 유행하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몇 주 전 유럽으로 넘어왔다. 이탈리아부터 시작해서 서서히 퍼져 나가더니 결국 네덜란드에 상륙하였고, 어제부로 3주간 4월 6일까지 Lockdown이 시작되었다.

그래도 다행인건 프랑스나 이탈리아와 같이 완전히 lockdown 된 나라와는 달리, 네덜란드는 학교, 음식점 등의 시설은 닫았지만 사람들은 자유롭게 나갈 수 있다. 하지만 당연히 그룹으로 모이는 이벤트나 이런 건 지양된다. 

마트에 가보니 사람들은 이미 사재기를 시작하였고, 다행히 정말 필요했던 휴지는 구할 수 있었다. (ㅠㅠ 난 진짜 딱 두롤 남았다고!!!.....)

앞 사람의 엄청난 사재기 ㅋㅋ.. 파티여니?

Fab Academy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중국부터 시작해서 몇몇의 팹랩이 문을 닫기 시작하더니 결국 유럽의 팹랩들도 문을 닫기 시작하였다.

다행인건, 네덜란드는 완전한 lockdown이 아니라서 멘토인 henk는 랩실에 있게 되었다. 그래서 henk가 우리가 필요한 물품들을 준비해 놓으면 픽업해가면 된다. 기계 사용이 필요한 경우, 우리가 디자인을 준비하면 행크가 직접 기계에 넣어 결과물을 넘겨주기로 하였다. 처음엔 한국에 가야 하나 했었는데 이렇게라도 진행되어서 다행이다.

지난주에는 CNC milling machine의 사용법을 배웠고, 다행히 나는 밀링까지는 끝마칠 수 있었다. 나 다음의 학생들은 아쉽게도 삼주 후에야 기계를 사용가능할 거라고 한다.

Fusion 360으로 디자인한 강아지 집, 저기에 귀도 달 예정이다

지난주, 근처 상점에 다 같이 가서 나무도 직접 사 왔다. 상점이 너무 예뻤다. 마치 해리포터에 나오는 다이애건 앨리 같았다.

 

맘에 드는 나무를 각자 고르고 직접 가지고 돌아왔다. 저거 들고 계단 올라갈 때는 정말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두 명이서 하나씩 들었는데... 하 정말 쉽지 않았다. 심지어 계단이 원형계단 형식이라 ㅋㅋㅋ 정말 정말 힘들었다.

풍경이 너무 예뻐서 정말 마음에 드는 사진

처음에 머신을 사용하였을 때, 안전교육을 통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 들었기 때문에 좀 무섭기도 하였다. 그리고 작업이 진행될 때 항상 옆에 있어야 되는데, 소음이 너무 커서 좀 괴롭긴 하였다. 이날 몇 시간 동안 어찌나 긴장했던지 집에 와서 정말 피곤했다.

그래도 결과물이 잘 나온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결과물

그리고 며칠 뒤, 랩실에 가서 사포질을 하려고 했는데, 이날부터 lockdown이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다행히 henk가 내가 만든 강아지 집을 픽업해가도 된다고 해서 랩실에 잠깐 들려서 픽업해왔다. 그리고 집에 와서 미드를 보며 5시간 동안 폭풍 사포질을 하였다. 정말 어깨 빠지는 줄 알았다.

사포질 한 후.. 예쁘다 >_<

결론적으로, 앞으로 3주간은 온라인으로 수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앞으로 2-3주간은 electonics 위주의 수업이라 원격으로 진행 가능한 부분이 어느 정도 있어서 다행이다. 하지만 랩실에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다는 건 슬프다 ㅠㅠ

그리고 우리 5명 중에 한 명이 60대 할아버지인 클래스메이트가 있는데 수업 내용을 따라오는데 어려움을 겪더니 결국 관둔다고 하였다. 아쉽지만 그래도 스트레스가 너무 많고 잠을 못 잔다고 하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국내외 다 정신이 없고 경제와 교육 등등 마비되는 부분이 많은데 어서 해결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팹 아카데미 정말 너무 재미있는데 이런 일이 있으니 좀 아쉽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다. 하지만 건강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상황이 해결되기 전까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텅 빈 거리

그 와중에 날씨는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요즘 네덜란드 코로나 정책에 못 미더운 많은 한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으로 돌아가네 마네 하는 상황인데, 나도 덩달아서 돌아가야 하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henk가 수업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정말 노력하고 있고, 또 한국에 돌아간다고 해서 딱히 상황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니 일단 여기서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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