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네덜란드에서 살아남기 글이 3월 중순이라니.. 정말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되었다.
그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고 과제에 치여 사느라 정신없고 지쳐서 글을 쓸 시간을 갖지 못했다. 오늘은 드디어 시간이 좀 생겨서 그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정리해보려고 한다.
1) 암스테르담 전반적인 상황
코로나가 아직 사라진 것도 아닌데 여기 사람들은 태평하게 잘 지낸다. 마스크도 안쓰고 다니고 한동안 닫았던 상점들 (주로 대형 옷가게, ZARA나 Uniqlo 등)이 다시 열기 시작하였다.
심지어 이 사진은 해변 근처에 사는 아는 분이 공유해준 사진인데 보다시피 아주 해변에 사람들이 널부러져 있다. 코로나는 다른나라 얘기인가보다.
나도 반바지가 없어서 하나 사러 며칠 전 센트럴에 갔었는데, 코로나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꽤 많았다. 모든 옷가게 문쪽에는 직원들이 서서 고객들에게 핸드 젤을 뿌려주고, 또 일부 가게는 피팅 룸은 열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날씨가 좋을 때면 사람들은 운하 주변이나 풀밭에 앉아서 삼삼오오 모여서 놀긴 하나 큰 그룹모임이나 파티는 자제하는 듯 하다.
2) Fab Academy 진행 상황
일단 우리 랩실도 3월 중순을 기점으로 문을 닫았었다. 그래도 다행히 우리 인스트럭터 Henk 샘이 도와주워서 코스는 진행할 수 있었다. 필요한 재료가 있으면 직접 주문해주고, 또 만들게 있으면 우리가 보낸 디자인으로 직접 제작해서 픽업 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수업은 이렇게 온라인으로 몇 주간 하다보니 이제는 직접 만나는게 어색할 정도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다행히 5월 14일, 이번주 목요일 부터는 다시 랩을 일부 개방한다고 한다. 즉 우리 학생들이 반반으로 나뉘어서 기계를 쓸 수 있게끔 할 예정이다. 사실 지금까지는 거의 electronics, network 같이 랩의 기계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는데 이번 주 부터는 Molding and casting 등과 같이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는 할 수 없기에 랩을 다시 열게 되었다.
물론 마스크와 장갑을 모두 껴야되고 각자 거리는 1.5m 유지해야 된다. 그래도 랩실이 다시 여니까 너무 좋다 ㅠㅠ
3) 나의 계획
요즘 경기가 많이 안 좋아서 우리 집도 경제적으로 좀 타격을 입었다. 그래서 여기서 할만한 개발직을 찾아봤더니 좀 있길래 지원해볼까 했지만, 풀타임으로 근무하게 되면 Fab Academy를 할 수 없기에 일단은 하지 않고 있다.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코스인 만큼, 상황이 이렇더라도 끝까지 잘 끝내고 싶다. 최종 프로젝트 하나쯤은 마쳐야 되지 않겠는가!
현재 미국 비자가 진행중이라서 여기 코스가 끝나면 남자친구가 있는 샌프란으로 갈 생각도 하고 있었지만, 막상 살아보니 암스테르담 진짜 좋다. 날씨가 안 좋을 땐 좀 우울하긴 하지만 날씨만 좋으면 진짜 끝내주게 예쁘다.
아직 비자 인터뷰가 남아있기도 해서 얼마나 더 걸릴지도 모르겠고, 또 네덜란드 워킹홀리데이 비자 만료까지 육개월넘게 남았으니 여기서 일을 구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일단 지금은 Fab Academy를 잘 마치는 데 집중한 뒤, 6월 초 중순부터는 구직을 하던, 비자 인터뷰를 위해 한국을 가던지 해야겠다.
오늘 저녁엔 같이 공부하는 학생 중 한명이 저녁식사에 초대해서 가기로 했다. 여자친구가 요리 해준다고 하는데 완전 기대된다. 빈손으로 가기 민망해서 나는 막걸리를 가져간다 ㅋㅋㅋㅋㅋㅋㅋㅋ막걸리의 맛을 널리 퍼트려야지..
이상 네덜란드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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